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33 사르트르 실존주의로 본 술의 유혹과 예술가의 자기기만 문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인간이 미리 정해진 본질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고 말한다. 이때 술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선택의 무게를 잠시 덜어주는 장치로 등장한다. 술을 마시면 불안이 누그러지고 말이 쉬워지며, 책임을 미루는 변명도 손쉽게 마련된다. 그러나 사르트르의 시선에서 그러한 ‘가벼움’은 곧 자유를 회피하는 방식, 즉 자기기만(앙가주망의 회피)과 ‘나쁜 믿음(mauvaise foi)’의 형태가 될 수 있다. 반면 술이 언제나 도피라는 결론도 성급하다. 술자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새로 직면하게 만들고, 예술가에게는 자신이 숨기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글은 사르트르의 핵심 개념인 자유, 책임, 타인의 시선, 나쁜 믿음을 바탕으로 술.. 2026. 1. 23. 하이데거의 기분(Stimmung)으로 읽는 취기와 예술 경험의 존재론 술에 취한다는 말은 흔히 이성이 흐려지고 판단이 무뎌지는 상태를 뜻하지만, 철학적으로는 “세계가 다르게 열리는 방식”을 가리키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하이데거가 말한 기분(Stimmung)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 안에 던져져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분위기적 개방’이다. 우리는 어떤 기분 속에서 사물과 타인을 만나며, 그 기분은 무엇이 중요하게 보이고 무엇이 멀어지는지, 말이 어떻게 흘러가고 침묵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까지 미리 조율한다. 취기 역시 그러한 조율의 한 양식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거리감과 시간감각, 자기 자신에 대한 태도를 변형시킨다. 이 글은 하이데거의 기분 개념을 토대로 취기가 예술 감상과 창작, 그리고 공동체적 장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열고 닫는지 분석하며.. 2026. 1. 22. 니체의 디오니소스 정신으로 해석하는 술과 예술의 창조적 긴장 니체에게 예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삶을 견디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며, 그 힘의 한 축에는 ‘도취(Rausch)’가 놓인다. 다만 여기서 도취는 단순히 술에 취해 이성이 흐려지는 상태가 아니라, 생의 에너지가 고조되어 감각과 리듬이 증폭되는 생리적·정신적 격정의 상태를 뜻한다. 니체는 그 격정이 인간을 일상의 계산과 도덕적 위축에서 풀어내어, 세계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하도록 만든다고 본다. 동시에 그는 알코올이 때로는 창조적 도취가 아니라 피로한 존재가 현실을 잊기 위해 매달리는 마취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한다. 이 글은 니체의 ‘아폴론적 형식’과 ‘디오니소스적 도취’의 긴장을 축으로, 술이 예술의 탄생에 어떤 방식으로 닿을 수 있는지, 또 언제 그 관계가 퇴행적 의존으로 무너지는지를.. 2026. 1. 22. 바흐티닌의 카니발론으로 읽는 술의 미학과 공동체의 얼굴 술은 흔히 개인의 기분을 바꾸는 기호품으로만 이해되지만, 미학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감각의 질서를 흔들고 관계의 규칙을 새로 짜는 “사회적 장치”로도 작동한다. 러시아 문예이론가 미하일 바흐티닌이 말 한 ‘카니발’은 일상 질서가 잠시 전복되는 축제의 시간이며, 그 안에서 위계는 느슨해지고 언어는 과감해지며 몸은 다시 중심이 된다. 술은 이러한 카니발적 시간성을 촉발하는 가장 오래된 매개 중 하나로, 억눌린 말과 웃음, 풍자와 과장의 리듬을 불러내고 공동체가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이 글은 바흐티닌의 카니발론을 통해 술의 미학을 해석하고, 취기가 만들어내는 웃음의 철학, ‘낮은 것’의 존엄, 예술과 일상의 경계 이동,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카니발이 상품화될 때 생기는 윤리적 문제까지 함께.. 2026. 1. 21. 연극 무대의 술잔이 관객의 시선을 조종하는 방식 연극에서 술은 마시는 행위 자체보다 ‘보이는 행위’로서 더 큰 힘을 갖는다. 무대 위 술병과 술잔은 소품이지만, 관객의 해석을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신호가 되며, 배우의 호흡과 동선까지 규정한다. 같은 대사라도 잔이 손에 쥐어져 있으면 말의 온도는 달라지고, 같은 침묵이라도 잔이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의미가 생긴다. 특히 연극은 카메라가 없기에 클로즈업이 불가능하지만, 대신 조명·정적·소리·거리감으로 ‘심리적 클로즈업’을 만든다. 술잔은 그 심리적 클로즈업을 가장 간결하게 완성시키는 도구다. 잔을 채우는 시간은 관객에게 숨을 고르게 하며 긴장을 축적시키고, 잔을 비우는 순간은 관계의 결단이나 회피를 한 번에 표면화한다. 또한 술은 인물의 욕망과 두려움, 체면과 붕괴를 동시에 담는 상징이어서, 작품이 말하.. 2026. 1. 21. 네온 아래 술잔이 만드는 도시 사진의 서정과 긴장 도시를 찍는 사진에서 술은 종종 배경의 소품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실제로는 장면의 정서를 지배하는 핵심 신호로 작동한다. 네온사인과 젖은 아스팔트, 유리창에 번진 불빛 같은 도시의 야간 요소는 술이 존재할 때 훨씬 설득력 있는 서사로 묶인다. 술잔과 병은 “누군가가 여기 있었고, 무엇인가를 견뎠고, 잠시 내려놓았다”는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사진은 회화처럼 상징을 길게 해설할 수 없고, 문학처럼 내면 독백을 덧붙일 수도 없다. 그 대신 사물과 빛이 곧 심리가 된다. 술집의 테이블 위에 남은 잔의 물기, 바 카운터에 늘어선 병의 반사광, 마지막 손님이 떠난 뒤 의자에 남은 그림자는 인물 없이도 고독과 욕망을 동시에 암시한다. 특히 야간 도시 사진에서 술은 낭만을 장식하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위험과 무방비.. 2026. 1. 20. 이전 1 ··· 5 6 7 8 9 10 11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