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간수치(AST, ALT) 상승 원인, 숫자가 말해주는 간의 상태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AST, ALT 수치가 기준보다 높게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막연한 불안이 밀려온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간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지 걱정하게 된다. 이 글은 술이 왜 간수치를 올리는지, AST와 ALT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설명한다. 알코올이 간세포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왜 반복되는 음주가 수치 상승으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풀어내며 숫자 뒤에 숨은 의미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아프진 않은데, 수치는 올라가 있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결과지를 받아보면 낯선 용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 AST, ALT라는 항목 옆에 표시된 ‘▲’ 표시는 많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술을 좀 마시긴 했지만, 이 정도로 문제가 될까?”라는 생각도 함께 든다.
간은 통증을 잘 느끼지 않는 기관이다. 그래서 문제가 생겨도 몸으로 바로 느끼기 어렵다. 대신 혈액 검사 수치가 먼저 변화를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술과 간수치 상승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본다. 숫자가 왜 변했는지 알게 되면, 관리의 방향도 훨씬 분명해진다.

AST와 ALT는 간세포의 손상 신호다
AST와 ALT는 간세포 안에 존재하는 효소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혈액 속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간세포가 손상되면 이 효소들이 혈액으로 흘러나오고, 검사 수치가 올라간다.
술은 간세포에 직접적인 자극을 준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은 간세포에 부담을 주고, 반복되면 세포 손상이 누적된다. 그 결과 AST와 ALT 수치가 상승한다.
특히 음주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수치가 오를 수 있다. 문제는 이 상태가 반복될 때다. 간은 회복 능력이 뛰어나지만, 계속해서 자극을 받으면 회복보다 손상이 앞서게 된다.
또한 술은 지방간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간세포 염증과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이 쌓인 간은 더 예민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수치가 쉽게 변한다.
간수치 상승은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셨다”는 표시가 아니다. 간이 이미 과부하 상태에 들어섰다는 신호일 수 있다.
수치는 경고이자 기회다
AST와 ALT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단계는 생활 습관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에 가깝다.
음주를 줄이거나 일정 기간 쉬어보면, 간수치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간이 여전히 회복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수치를 무시한 채 음주를 계속한다면,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간은 침묵의 장기지만, 숫자로는 분명히 말한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단순한 종이로 넘기지 말고, 생활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반복적인 음주가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술과 간수치의 관계를 이해하는 순간, 숫자는 두려움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신호가 된다. 오늘의 선택이 다음 검사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