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대학생 문화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술자리는 시대가 바뀌며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강제적 분위기, 단체 회식 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중심의 새로운 술자리 문화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대학생 음주문화 변화 양상을 비교하고, 젊은 세대가 바라는 건강한 술문화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과거 대학 술문화: 끈끈함 속에 자리한 '강요의 문화'
1990~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생의 술자리는 단순한 모임이 아닌 ‘통과의례’로 여겨졌습니다. MT, OT, 새내기 환영회, 종강파티 등 각종 행사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고, 선후배 간의 위계 속에서 음주는 ‘필수’처럼 강요되곤 했습니다. 술게임, 원샷 문화, 폭탄주 돌리기 등 과격한 방식도 일반적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구토, 실신, 낙상 등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당시에는 단체 소속감과 친밀감 형성이 중요한 가치였기에, 술을 통한 유대감이 강조됐고, 이를 거부하는 분위기는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새내기에게는 술을 통해 선배에게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대학생활 적응의 척도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는 일부 학생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었고, 음주로 인한 트라우마, 건강 악화, 학업 지장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변화: 자율성과 취향 중심의 음주문화
2020년대를 지나며 대학생 술자리는 ‘자기 선택권’을 중심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강요 없는 음주문화입니다. ‘술 안 마셔도 돼’, ‘음료도 괜찮아’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었고,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음주 중심의 모임보다는 소모임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친한 친구 몇 명이 모여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술자리가 주를 이룹니다. 분위기 좋은 펍, 가성비 좋은 와인바, 전통주 테이스팅 공간 등 다양한 술자리 공간이 등장했으며, 혼술이나 홈술도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MZ세대는 취향 중심의 주류 소비를 선호합니다. 과일소주, 하이볼, 수제맥주, 논알코올음료 등 다양한 옵션을 즐기며, SNS에 올릴 수 있는 ‘감성적인 술자리’도 중요 요소입니다. 더 이상 ‘얼마나 마셨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즐겼느냐’가 술자리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음주 후 건강을 고려하는 ‘절주’, ‘숙취 방지템 사용’, ‘간단하게 한 잔만’ 등의 습관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바라는 건강한 술자리 문화는?
- 자율성 보장: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싫으면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 ‘한 잔만 더’ 강요는 지양해야 합니다.
- 다양한 선택지 제공: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위한 음료, 안주 선택의 폭 확대, 비건이나 알레르기 식단 배려 등도 중요합니다.
- 음주 외 활동 결합: 보드게임, 영화 관람, 음악 듣기 등 술 외 콘텐츠가 결합된 술자리가 인기입니다.
- 소규모, 짧은 시간 선호: 대형 단체보다는 친밀한 소수 모임, 늦지 않은 시간대의 술자리 선호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 분위기와 장소의 다양성: 감성적인 조명, 포토존, 분위기 있는 음악 등도 요즘 대학생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현대 대학생은 자신을 존중받고,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술자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술자리는 관계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서로의 가치와 취향을 존중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학생 술자리는 과거의 ‘강제적 유대’에서 ‘자율적 소통’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술을 마시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술문화가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대학생들의 술자리는 더욱 건강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 변화는 한국 전체의 음주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