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이 고혈압을 부르는 이유와 혈압이 무너지는 과정
혈압이 조금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크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에도 “스트레스 때문이겠지”라며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혈압과 음주의 관계는 생각보다 밀접하다. 과음은 혈압 조절 시스템 자체를 흔들며, 단순한 일시적 상승을 넘어 만성 고혈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 글에서는 왜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올라가는지, 알코올이 혈관과 신경계, 호르몬 조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조적으로 살펴본다. 혈압이 서서히 높아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론: 술만 마시면 혈압이 오르는 느낌, 우연일까
술을 마신 다음 날 혈압을 재보면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제 술을 마셔서 그렇다”는 말로 가볍게 넘긴다. 실제로 술과 혈압 사이의 관계는 이런 일시적인 변화에서 시작되지만, 문제는 이 변화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혈압은 단순히 혈관의 문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신경계, 호르몬, 신장 기능 등 다양한 시스템이 정교하게 조절하며 균형을 유지한다. 술은 이 조절 시스템 전반에 동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복적인 음주는 혈압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과음이 어떻게 혈압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결국 고혈압으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살펴본다.
본론: 알코올이 혈압 조절 시스템을 흔드는 방식
술을 마시면 초기에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태는 오래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함께 상승한다. 이 반응은 몸이 알코올이라는 자극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반복될 때다. 과음이나 잦은 음주는 교감신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평소에도 긴장 상태가 유지되도록 만든다. 이로 인해 혈관은 수축된 상태를 기본값처럼 인식하게 되고, 혈압은 쉽게 올라가는 방향으로 고정된다.
또한 알코올은 신장에서의 수분과 나트륨 조절에도 영향을 준다. 술을 마시면 이뇨 작용이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반대로 수분과 염분을 붙잡으려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혈압이 상승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호르몬 시스템 역시 영향을 받는다. 알코올은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 균형을 깨뜨려, 혈관 수축 신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에도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만성 고혈압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이미 혈압이 경계선에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과음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몸이 받는 자극을 조절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론: 고혈압은 서서히 만들어지는 결과다
과음으로 인한 고혈압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술을 마실 때마다 반복되는 작은 혈압 변동이 쌓여, 결국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로 굳어지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더 위험하고, 더 눈치채기 어렵다.
혈압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약을 먹기 전의 선택이다. 술을 마신 다음 날 혈압이 높게 나온다면, 그것은 이미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이 신호를 반복해서 무시할수록, 혈압은 스스로 내려갈 기회를 잃는다.
술을 줄이거나 쉬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눈에 띄게 안정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이는 술이 혈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고혈압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음주 습관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이 글이 술과 혈압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술과 심장 박동 이상, 즉 부정맥의 관계에 대해 이어서 살펴볼 예정이다.